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토막 진짜 원인: 레버리지 ETF 숏감마 연쇄반응 해설

레버리지 ETF 하나가 코스피를 반 토막 냈다

· 레버리지 ETF 숏감마 구조가 삼전·하이닉스 50% 급락 촉발
· 반도체 펀더멘털 이상 없어, 수급 꼬임 해소가 반등 열쇠
· 코스닥 650선 붕괴로 공모주 90% 직격, 공모가 조정 후 기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불과 한 달 만에 고점 대비 5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기업 실적이 무너진 것도, 반도체 수요가 꺾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모주 전문 투자자문사 인테그랄투자자문의 윤제민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락의 핵심 원인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파생된 숏감마(Short Gamma) 연쇄반응을 지목했습니다. 기업 기초체력 훼손이 아닌 구조적 수급 꼬임이라는 진단입니다.

레버리지 ETF 숏감마 구조, 하락의 불씨가 됐다

윤 대표가 지목한 원인은 상품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때 현물을 매수하고, 내려갈 때 현물을 매도해야 하는 숏감마 구조를 가집니다. 기초자산 변동 시 헤지(위험 회피) 물량이 반대 방향으로 늘어나는 방식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일별 수익률을 기초자산의 2배로 추종하는 상품 특성상,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의 현물을 매도해야 합니다. 이 매도가 주가를 더 끌어내리고, 눌린 주가가 또 다른 강제 매도를 촉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정상적인 시장이었다면 고점 대비 20~30% 조정 과정에서 차익 실현이 차분하게 이뤄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 구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면서 반대매매와 강제 청산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졌습니다.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연쇄 반응이 나타나며 한 달 만에 주가가 50%씩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외국인 매도의 성격이 달라졌다: 리밸런싱에서 마진콜로

윤 대표는 올해 외국인 매도의 성격이 연중 들어 달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연중반까지의 외국인 매도는 기계적 리밸런싱(자산 배분 재조정)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매도는 해외 헤지펀드들의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따른 추가 납부 요구)에 따른 강제 청산 물량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마진콜은 담보 가치가 하락할 때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하거나, 납부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유 자산을 강제로 팔아 청산하는 방식입니다. 해외 헤지펀드들의 마진콜이 집중된 시기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동시에 출회되면서 시장 충격이 증폭됐다는 분석입니다. 윤 대표는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한 달 만에 고점 대비 50% 가까이 빠지다 보니 시장 스스로 동력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수급 악화가 심리 위축을 낳고, 위축된 심리가 다시 수급을 망가뜨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국면에서 “40년 모은 자산을 한꺼번에 날렸다”는 레버리지 투자자 손실 사례가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강제 청산이 집중된 시기의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수급 꼬임만 풀린다면 코스피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 — 윤제민 인테그랄투자자문 대표

반도체 기업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

윤 대표는 현재의 폭락이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 훼손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CAPEX) 스케줄은 지연되거나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 수요가 계속되는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기반 자체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 대표는 이를 과도한 우려로 봤습니다. “신규 팹(반도체 생산공장) 건설과 장비 투입, 수율 확보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메모리 공급 증가가 일어나는 시점은 2027년 말이나 2028년 이후”라는 것입니다.

CXMT 공급과잉 우려, 현실화까지 최소 2년 이상

CXMT의 현재 기술 수준은 범용 D램이나 2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2)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고성능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는 진입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등 동맹국이 중국산 메모리를 채택할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고 윤 대표는 내다봤습니다.

비교 항목 CXMT (중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재 기술 수준 범용 D램·HBM2급 HBM3·HBM3E 등 최신 세대
주요 공급 시장 중저가 범용 시장 AI 데이터센터·고성능 서버
의미 있는 공급 증가 시점 2027년 말~2028년 이후 현재 공급 중
동맹국 채택 가능성 희박 주력 공급사

코스닥 700선 붕괴, 공모주 시장 90%를 직격했다

주식 시장 충격은 공모주(IPO) 시장에도 직결됐습니다. 공모주 상장 종목의 약 90%가 코스닥으로 들어오는 구조에서, 코스닥이 5월 하순부터 급격히 하락해 700선이 붕괴되고 650선까지 주저앉은 것이 직격탄이 됐습니다.

윤 대표는 투자자들이 코스닥 보유 주식을 매도하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등으로 이동한 여파도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불과 3개월 만에 개별 종목 주가가 70~80%씩 급락하는 기형적인 하락세가 나타났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투자 심리가 무너지면서, 상장 예정이었던 공모주들도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공모가 조정 거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인테그랄투자자문은 설립 5년 차를 맞은 공모주 전문 투자자문사입니다. 시장 변동성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연간 6~8%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목표로 IPO·포스트 IPO(상장 후 투자) 전략을 운용합니다. 2021년 말 운용 개시 이후 2025년 말까지의 일임 수익률은 약 47%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1%)을 상회했습니다.

윤 대표는 현재의 공모주 시장 악화를 단순한 위기로만 보지 않습니다. 공모가 조정 과정을 거치면 오히려 매력적인 진입 기회가 생긴다는 시각입니다. 침체 국면에서 낮아진 공모가로 상장한 종목들이 시장 회복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수급 꼬임 풀리면 코스피는 제자리를 찾는다

윤 대표는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연기금이나 증시안정펀드(증안기금) 등을 투입해 과매도 국면을 진정시키는 시그널만 보여줘도 심리 불안은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병목과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수급 꼬임만 풀리면 코스피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실제로 7월 31일 코스피는 17.91% 급등하며 단 하루 만에 대폭 반등했습니다. 삼성전자가 26% 급등하고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요 대형주가 극적으로 회복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수급 꼬임이 풀리기 시작할 때 반등의 속도 또한 가파르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윤 대표의 진단을 정리하면, 이번 하락은 기업 경쟁력이나 업황 악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 숏감마 구조가 초래한 연쇄 강제청산, 그리고 이에 따른 심리 위축이 서로를 증폭시킨 수급 충격이라는 것입니다. 코스닥 침체로 공모주 시장까지 직격탄을 맞았지만, 공모가 조정과 시장 정상화를 거치면 반등의 경로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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