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3620주 매수: 급락장 저점 매입, 하루 만에 10억 평가이익

처음으로 개인 명의 매수했더니, 하루 만에 10억이 생겼다

·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3620주 47억8564만원어치 장내 매수
· 이튿날 23.83% 급등, 평가이익 10억3000만원 기록
· 50억 미만 매수…자본시장법 사전 공시 기준 의식한 것으로 해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가 급락 국면에서 개인 명의로 처음 취득한 SK하이닉스 주식이 다음 날 하루 만에 10억 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냈다. 매수 직후 간밤 뉴욕증시에서 글로벌 반도체 섹터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 구간에서의 장내 매수가 결과적으로 저점 부근 매입이 된 형국이다.

금감원 공시: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 취득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30일)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당일 종가 132만2,000원을 기준으로 한 매수 총액은 47억8,564만원이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SK㈜ 등 지주회사 구조를 통해 SK하이닉스에 간접적으로 출자하는 방식을 유지해 왔다. 오너가 지주 구조를 거치지 않고 개인 자금으로 자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것은 이번 공시가 처음이라는 의미다.

3거래일 연속 하락 직후 진입…2주 만에 28% 빠진 주가

최 회장이 매수에 나선 30일은 SK하이닉스 주가가 3거래일 연속 내린 날이었다. 당일 종가 132만2,000원은 지난 16일 종가 184만2,000원과 비교하면 약 2주 만에 28% 가까이 빠진 수준이었다.

매수 평균 취득 단가는 당일 종가보다 다소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튿날 주가가 급반등하면서 결과적으로 저점 부근에서 주식을 확보한 셈이 됐다. 급락장에서의 판단은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40년 모은 22억을 다 날렸다”는 레버리지 투자 손실 사례처럼 같은 급락 국면에서도 매수 주체와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번 사례는 보여준다.

하루 만에 평가이익 10억3000만원…장중 최대 12억4000만원

31일 오전 11시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3.83% 오른 163만7,000원에 거래됐다. 최 회장이 전날 사들인 3,620주의 가치는 약 59억3,000만원으로 불어났고, 평가이익은 약 10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주가가 169만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시점의 평가이익은 약 12억4,000만원까지 확대됐다. 매수 원가 기준 하루 만에 주식 가치가 20% 이상 불어난 수치다.

매수 원가 47억8,564만원 → 이튿날 오전 11시 평가액 약 59억3,000만원. 장중 최고가(169만7,000원) 기준 최대 평가이익은 약 12억4,000만원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랠리가 이끈 국내 급반등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20% 넘게 오른 배경에는 간밤 뉴욕증시의 반도체 섹터 급등이 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17.52% 뛰었고, 마이크론은 18.36%, 샌디스크는 25.99%, AMD는 13.00%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8.19% 상승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20% 넘게 급등했고, SK스퀘어·삼성전기·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연관 종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장 초반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 원이 넘게 순매수하며 반등을 주도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7% 이상 치솟았으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수 사이드카는 선물 시장의 급등이 현물 시장으로 연쇄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발동하는 제도다. 현물 시장 프로그램 매수 호가를 5분간 효력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날처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의 급등세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최근 반도체·방산주 동반 강세 흐름에 대해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8% 급등 배경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종목·지수 등락률 시장(날짜)
SK하이닉스 ADR +17.52% 뉴욕(7월 30일)
마이크론 +18.36% 뉴욕(7월 30일)
샌디스크 +25.99% 뉴욕(7월 30일)
AMD +13.00% 뉴욕(7월 30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8.19% 뉴욕(7월 30일)
SK하이닉스(코스피) +23.83% 서울(7월 31일,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코스피) +20%대 서울(7월 31일)

50억 기준선 아래 맞춘 매수 규모…자본시장법 사전 공시 규정

최 회장의 매수 금액이 47억8,564만원으로 50억 원에 조금 못 미친다는 점은 업계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상장법인의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최근 6개월간 합산 거래 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거래 시작 30일 전까지 계획을 사전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이 사전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기준선 바로 아래에서 매수 규모를 설정한 뒤, 급락장이 형성된 시점에 신속하게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전 공시 의무가 생기면 30일이 지나야 실제 거래가 가능해진다. 기준선 미만으로 금액을 조절함으로써 급락장 타이밍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매수가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는 행보로도 시장에서 해석되는 이유다.

오너 직접 장내 매수가 갖는 시장 신호

기업 내부 사정에 정통한 오너나 경영진이 개인 자금으로 자사 주식을 장내에서 직접 사들이는 행위는 통상 강한 주가 방어 신호로 읽힌다는 시각이 있다. 이번처럼 지주회사 구조를 통한 간접 출자가 아니라 개인 명의 직접 취득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적 시각에서 저점 매수와 보유 전략은 투자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그 결과가 검증돼 왔다. 버핏의 코카콜라 30년 보유가 사상 최고가로 이어진 사례처럼, 이번 최 회장의 장내 매수가 단기 평가이익을 넘어 어떤 장기적 함의를 갖게 될지는 향후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이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변수와 유의 사항

이날의 급반등이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3거래일간 급락을 촉발한 글로벌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하루 만의 반등으로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반도체 업황과 외국인 수급 흐름이 향후 SK하이닉스 주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측의 최 회장 매수에 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 회장의 추가 매수 계획 여부는 향후 공시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이 기사에서 언급한 평가이익 수치는 31일 오전 11시 장중 기준이며, 종가 기준 최종 수치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주식 투자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며, 이 기사는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고하지 않는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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