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용 세대 역전: 30세 이하 14% 줄고 50세 이상 처음으로 추월

“아빠가 대기업 붙었어요”…수치로 확인된 고용 세대 역전의 실체

· 2년 새 대기업 30세 이하 직원 13.8% 감소
· 50세 이상 비중 18.4%, 처음으로 30세 이하 역전
· 유통·식음료·건설 장년층 비중 30% 육박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30세 이하 직원이 2년 만에 14% 가까이 줄고, 50세 이상 직원 비중이 처음으로 30세 이하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리더스인덱스가 500대 기업 중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하고 연령대별 고용 인원을 공개한 132개사의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전체 직원 수는 사실상 제자리였지만, 세대별 구성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전체 고용은 0.3% 감소, 그러나 세대별 격차는 극명했다

분석 대상 132개사의 전체 직원 수는 2023년 126만2928명에서 2025년 125만9051명으로 3877명(0.3%) 줄었다. 총량 변화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연령층별로 뜯어보면 방향이 정반대로 갈렸다.

30세 이하 직원은 같은 기간 26만7343명에서 23만434명으로 3만6909명 감소했다. 감소율 13.8%는 전체 감소율(0.3%)의 40배를 넘는다.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2%에서 18.3%로 2.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50세 이상 직원은 22만1333명에서 23만1848명으로 1만515명(4.8%) 늘었다. 비중은 17.5%에서 18.4%로 올라 30세 이하(18.3%)를 처음 앞질렀다. 대기업 인력 구조에서 ‘청년이 장년보다 많다’는 통념이 수치로 깨진 것이다.

신규 채용 총량도 줄고, 청년 비중도 함께 축소됐다

재직 인원 구성만의 변화가 아니었다. 채용 인원을 공개한 113개사 기준으로 신규 채용 규모는 2023년 10만9456명에서 2025년 9만2680명으로 15.3% 줄었다. 채용 파이 자체가 작아진 것이다.

줄어든 파이 안에서 청년 몫도 함께 줄었다. 신규 채용 중 30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56.4%에서 51.1%로 5.3%포인트 하락했다. 50세 이상의 신규 채용 비중은 반대로 8.3%에서 11.2%로 2.9%포인트 올랐다. 청년층의 경우 절대 규모와 비중이 동시에 악화한 구조다.

유통·식음료·건설: 직원 10명 중 3명이 50세 이상

업종별 편차는 더 두드러졌다. 2025년 기준 50세 이상 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유통업으로 31.8%에 달했다. 식음료 30.6%, 건설·건자재 29.7%가 뒤를 이었다. 세 업종 모두에서 직원 약 3명 중 1명이 50세 이상 장년층인 셈이다.

이들 업종은 공통적으로 오프라인 현장 인력 의존도가 높고 장기 근속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신규 채용이 위축된 환경에서 기존 장년 인력의 잔류가 비중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첨단 제조·반도체 업종의 연령 구성은 이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편차: 롯데쇼핑·하림은 50세 이상이 40%대

개별 기업 단위로 내려가면 세대 편중의 수위는 더 높아진다.

항목 30세 이하 비중 50세 이상 비중
롯데쇼핑 5.2% 44.1%
하림 10.1% 41.8%
132개사 전체 평균 18.3% 18.4%

롯데쇼핑은 전체 직원 중 50세 이상이 44.1%인 반면 30세 이하는 5.2%에 그쳤다. 하림도 50세 이상이 41.8%로, 30세 이하(10.1%)의 4배를 넘었다. 두 기업 모두 유통·식품 업종에 속하며 전국 단위 오프라인 사업장을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장 인력 비중이 높은 업종의 특성이 연령 편중 심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용을 늘렸어도 청년은 줄어든 사례들

전체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면서도 청년 채용이 오히려 감소한 사례가 확인됐다. 코오롱글로벌의 신규 채용은 2023년 578명에서 2025년 660명으로 증가했지만, 29세 이하 채용은 201명에서 191명으로 줄었다. IPARK현대산업개발 역시 신규 채용이 383명에서 417명으로 늘어나는 동안 청년층 채용은 119명에서 90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50세 이상 신규 채용은 43명에서 79명으로 증가했다.

채용 총량이 늘어도 청년 채용이 동반 증가하지 않은 사례는, 기업의 인력 수요가 경력직·중장년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해당 기업들이 공식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아, 의도적 전략인지 사업 부문별 수요 변화의 결과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예외: SK하이닉스 청년 채용 10배 이상 증가

반도체 업종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신규 채용은 739명에서 3201명으로 333.2% 늘었다. 이 가운데 청년층 채용은 228명에서 2560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해 전체 채용 확대를 이끌었다.

반도체 투자 확대에 따른 인력 수요 급증이 청년 채용 증가로 직결된 사례다. 이는 대기업이라는 범주로 묶었을 때 전체 추세가 청년 고용 감소를 가리키더라도, 산업별 실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 업종의 패턴으로 대기업 전반의 청년 채용 방향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고용 역전이 드러내는 구조적 변화

이번 분석은 분석 대상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출 기업에 한정돼 전체 대기업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500대 기업 중 132개사·2년 추이라는 표본 규모는 방향성을 읽기에 유의미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세대별 고용 역전이 장기 근속자 잔류, 신규 채용 전반의 위축, 업종별 인력 수요 편중 등 복합 요인에 따른 구조적 추세인지, 혹은 경기 둔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는 향후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 실업급여 반복 수급 등 고용 시장 구조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 내부의 세대 편중 심화도 정책 논의의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리더스인덱스는 분석 결과를 공개했을 뿐, 기업별·업종별 원인에 대한 공식 해석은 제시하지 않았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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