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행노조, 임협 타결 석 달 만에 12조 자사주 요구 집회

합의서에 도장 찍은 지 석 달, 노조는 다시 거리로 나선다

· 동행노조 8월 21일 서초사옥 앞 대규모 집회 예고
·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현재가로 12조 원 이상
· 임협 체결 후 첫 근무 시간대 집회, 쟁의 적법성 논란 예고

8월 21일 서초사옥 앞 집회…광주·구미서 버스까지 동원

삼성전자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이 중심인 동행노조가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원 약 3만 명을 보유한 동행노조는 광주·구미 사업장 조합원들의 참석을 위해 별도의 버스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예정 시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정상 근무 시간과 정면으로 겹치는 일정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운영하는 자체 휴무 제도인 ‘디데이(D-day)’를 활용해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난 5월 노사 합의 이후 근무 시간대에 열리는 첫 대규모 장외 단체행동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핵심 요구: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현재가로 12조 원 이상

동행노조가 내건 핵심 요구는 DX 부문 직원에 대한 추가 보상이다. 노조는 DX 직원 한 명당 삼성전자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DX 부문 임직원은 4만 9345명이다. 이들 전원에게 1000주씩 배분하려면 총 4934만 5000주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주가를 약 25만 원으로 가정하면 12조 원이 넘는 규모다. SK하이닉스가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사례에서도 드러나듯, 자사주 처리를 둘러싼 노사 간 셈법은 반도체 대기업 전반의 공통 쟁점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DS·DX 성과보상 격차가 불씨

동행노조가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부문 간 성과보상 격차가 있다. 지난 5월 타결된 임금협약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스마트폰·TV·생활가전을 맡는 DX 부문 간 성과보상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로 인해 DX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며 회사 측의 별도 추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 하루 전 극적 합의…장관이 직접 중재석 앉았다

올해 삼성전자 임금협상은 총파업 직전까지 가는 과정을 거쳤다. 삼성전자 노사와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총파업 예정일 하루 전인 5월 20일 밤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시작되자 직접 중재에 나서며 합의를 이끌었다.

정부는 노사 충돌로 국가 핵심 산업이자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장관급 중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95.5%, 찬성률 73.7%로 가결됐고 5월 27일 ‘2026년 임금협약’이 공식 체결됐다.

동행노조의 이탈과 법원의 판단

동행노조는 임금협약 체결 과정에서 공동교섭단을 이탈했고, 합의 결과에 반발했다. 이후 잠정합의안과 최종 임금협약의 효력 자체를 법적으로 다퉜다. 동행노조는 수원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지난 6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법은 잠정합의안 부분은 각하하고, 임금협약 효력정지 신청은 기각했다. 교섭대표 노조가 체결한 임금협약의 효력을 가처분 단계에서 정지할 사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임금협약은 합의안에 명시된 대로 내년 2월 28일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근무 시간대 집회, 쟁의 적법성 쟁점 부상

업계에서는 이미 임금협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12조 원이 넘는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다시 대규모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집회가 통상 근무 시간과 겹치는 시간대에 예정돼 있어, 향후 행동 방식에 따라 쟁의행위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행노조는 교섭대표 노조가 아닌 소수 노조다. 법조계에서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 밖에서 조직적 단체행동이 이어질 경우 쟁의행위 적법성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 반응과 향후 전망

삼성전자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은 이 글 작성 시점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12조 원이 넘는 추가 자사주 지급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업계 안팎에서 회의적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결된 임금협약의 틀 밖에서 이 같은 규모의 추가 보상이 이뤄질 경우, 노사 협상 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거론된다.

동행노조가 21일 집회 이후 어떤 추가 행동에 나서느냐에 따라 상황 전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교섭대표 노조가 아닌 동행노조가 조직적 단체행동을 이어갈 경우 쟁의행위 적법성을 둘러싼 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기업 내 세대 간 고용 구조가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사안은 삼성전자 노사 관계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출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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