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제명 오탈자 현수막, 무안군의회 논란과 유가족 반발

대통령 성함도 못 쓴 감사 현수막, 유가족이 먼저 발견했다

· 무안군의회, ‘이재명’을 ‘이제명’으로 오기한 현수막 게시
· 유가족협의회 ‘무성의·무책임’ 강력 비판 성명 발표
· 12·29 참사 후 지역 의회와 유가족 갈등 수면 위로

무안국제공항 외벽에 내걸린 현수막 한 장이 파문을 일으켰다. 무안군의회가 이재명 대통령의 재개항 지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작한 현수막에 대통령 이름이 ‘이제명‘으로 잘못 표기된 것이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이 오탈자가 군의회의 오랜 무성의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항 외벽에 내걸린 현수막, 유가족이 먼저 발견

8월 15일 오후 12시쯤, 무안국제공항 2층 외벽에 무안군의회 명의의 현수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는 “이제명 대통령님의 무안국제공항 조속한 재개항 지시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름 중 ‘재(在)’가 ‘제(濟)’로 바뀐 채 공항 외벽에 걸린 것이다.

이 현수막을 처음 발견한 것은 공항에 머물던 유가족으로 알려졌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이후 현수막 사진이 확산되면서 무안군의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재개항 촉구 성명에서 감사 현수막까지 — 사건 일지

무안군의회가 감사 현수막을 내건 데는 일련의 배경이 있다. 군의회는 8월 3일 12·29 여객기 참사로 운영이 중단된 무안국제공항의 조속한 재개항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 날인 4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희생자 유해 수색이 마무리되는 대로 유가족과 협의해 재개항 절차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8월 13일에는 한성숙 국무총리가 무안공항을 직접 방문해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군의회는 이 흐름에서 정부 조치에 감사를 표하는 현수막을 제작했지만, 대통령 이름을 잘못 쓰는 실수를 저질렀다.

날짜 주요 사건
2024.12.29 제주항공 여객기 무안공항 충돌 사고 — 179명 사망
2026.08.03 무안군의회, 무안공항 재개항 촉구 성명 발표
2026.08.04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서 재개항 절차 속도 지시
2026.08.13 한성숙 국무총리 무안공항 방문, 유가족 사과 및 진상 규명 약속
2026.08.15 무안군의회 ‘이제명’ 오탈자 현수막 게시 — 유가족협의회 비판 성명

유가족협의회 “오탈자는 빙산의 일각”

유가족협의회는 1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대통령께 감사한다는 현수막을 걸면서 성함조차 틀리게 적은 것은 단순한 오탈자를 넘어 참사와 지역 안전을 대하는 무안군의회의 무성의와 무책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규정했다.

협의회는 한발 더 나아가 군의회의 태도 전반을 문제 삼았다. “무안군의회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외치는 유가족의 절박한 목소리에 한 번도 함께 서지 않았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대통령의 지시 뒤에 숨어 감사 현수막이나 걸 것이 아니라 유가족과 지역민의 편에 서서 정부에 당당히 요구하고 제주항공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유가족협의회 비판의 핵심은 철자 오류 자체가 아니라, 참사 이후 군의회가 단 한 번도 유가족 곁에 서지 않았다는 데 있다.

12·29 참사와 무안공항 운영 중단 현황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쯤, 방콕을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콘크리트 재질로 만들어진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와 충돌했다. 탑승자 181명 가운데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국내 항공 사상 최다 인명 피해로 기록된 사고다.

사고 이후 무안국제공항은 운영이 중단됐다. 재개항 시점을 둘러싸고 유가족과 지역사회, 정부 사이에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8월 4일 지시는 이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구체적인 재개항 일정은 이 기사 작성 시점까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경찰 특별수사단 운영 중 — 수사 지연 지적도

사고 발생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되자,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 산하에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유가족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이번 현수막 논란에서 유가족협의회가 군의회를 향해 “진상 규명을 함께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 연장선에 있다.

지역 의회의 역할 논란으로 확산

이번 사태는 오탈자 하나를 둘러싼 해프닝이 아니라, 참사 이후 지역 의회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둘러싼 더 넓은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무안군의회가 재개항 촉구 성명을 낸 것은 사고 발생으로부터 약 19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동안 의회가 유가족과 함께 목소리를 높인 적이 없었다는 감정이, 이번 오탈자 사건과 맞물려 비판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의회가 “정부 지시 뒤에 숨어 감사 현수막이나 걸었다”고 표현한 대목은, 지역 의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으로 읽힌다.

무안군의회의 후속 대응과 전망

무안군의회가 이 오탈자 현수막에 대해 별도의 사과나 입장을 공식 발표했는지는 이 기사 작성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유가족협의회의 비판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론화된 만큼, 군의회의 후속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무안공항 재개항 일정은 이재명 대통령이 조건으로 언급한 ‘유해 수색 마무리’와 ‘유가족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 재개항을 원하는 지역사회와, 진상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유가족 사이의 입장 차이가 어떻게 좁혀질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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