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 외치던 해수욕장, 200년 만의 폭우에 모래가 사라졌다
· 리센느 방문 명소 덕포해수욕장, 흙탕물·토사 유실 피해
· 팬들 ‘눈물의 거제 야호’…온라인 응원 댓글 봇물
8월 17일 경남 거제·통영에 시간당 강수량과 하루 강수량 모두 관측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극단적 폭우가 쏟아졌다.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와 미나미가 방문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한 덕포해수욕장도 이번 폭우를 피하지 못했다. 경남신문이 현장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자 팬들 사이에서 “눈물의 거제 야호 ㅠㅠ”라는 댓글이 퍼지며 복구를 기원하는 응원이 이어졌다.
200년 빈도 극한 호우 — 거제 누적 653.3mm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거제에 124.5mm의 비가 집중됐다. 통계적으로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강도의 강수다. 같은 날 0시부터 밤 9시까지 거제의 누적 강수량은 653.3mm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02년 태풍 루사가 기록한 강릉 870.5mm, 대관령 712.5mm에 이어 국내 관측 역대 세 번째 규모다. 거제와 통영 모두 시간당·일일 강수량에서 해당 지역 관측 이래 최고치를 동시에 갱신했다.
| 사건 | 지점 | 누적 강수량 | 순위 |
|---|---|---|---|
| 2002년 태풍 루사 | 강릉 | 870.5mm | 역대 1위 |
| 2002년 태풍 루사 | 대관령 | 712.5mm | 역대 2위 |
| 2026년 8월 17일 폭우 | 거제 | 653.3mm | 역대 3위 |
인명 피해 — 옥포동 아파트 산사태로 1명 사망
이날 새벽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흙더미가 1층 세대를 덮쳐 거주하던 20대 조선소 직원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거제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피해 상황은 별도로 집계·보도됐다.
덕포해수욕장 현장 — 흙탕물과 유실된 모래사장
경남신문은 이날 오후 덕포해수욕장을 직접 찾아 피해 상황을 확인한 뒤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바다가 흙탕물로 변한 모습이 담겼다. 모래사장 곳곳에는 물길이 파였고, 일부 구간에서는 무릎 높이까지 토사가 유실됐다. 해수욕장 인근 식당들은 이날 영업을 중단했다.
경남신문 취재진은 “원이와 미나미가 입수했던 바다는 흙탕물이 되어 더 이상 입수할 수 없게 됐고, 원이와 미나미가 라면을 먹었던 곳도 앞으로 쓰레기가 가득 찼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마을이장이 전한 피해 실상
마을이장 김만달씨는 경남신문 취재진에게 “하천이 범람하면서 유실된 자갈이 쓸려 내려와 워터파크가 붕괴됐고, 산에서 내려온 나뭇가지 등 찌꺼기가 해변을 망쳐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거제 야호’ 성지가 된 배경 — 리센느의 5월 방문
덕포해수욕장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시점은 올해 5월이다. 리센느의 거제 출신 멤버 원이가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 원이와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덕포 방문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두 사람이 옷을 입은 채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 원이가 줄낚시를 하며 맨손으로 갯지렁이를 꿰는 장면 등이 담겼다. 영상은 공개 직후 큰 화제를 낳으며 ‘거제 야호’ 밈이 온라인에 확산됐다. 같은 달 거제시는 리센느를 거제시 홍보대사로 공식 위촉했다.
‘리센느 효과’ — 올해 역대 최다 관광객
마을이장 김만달씨에 따르면 리센느 방문 영상이 확산된 이후 올해 들어 덕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거제와 덕포를 목적지로 삼는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K팝 아이돌 콘텐츠가 지역 관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로, 관광업계 안팎에서 주목받아 온 흐름이다.
이번 폭우는 그 관광 열기가 정점을 향하던 시점에 찾아왔다. 홍보대사 위촉 이후 막 전국적 인지도를 쌓아가던 해수욕장이 극한 기상 현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팬들 반응 — “눈물의 거제 야호”, 온라인 응원
경남신문이 유튜브에 올린 피해 영상에는 팬들과 누리꾼들의 댓글이 잇따랐다. “눈물의 거제 야호 ㅠㅠ. 빨리 복구되기를 기도합니다”, “요즘 리센느의 영향으로 거제가 뜨는 상황인데 물폭탄으로 재난·재해를 당해 안타깝네요. 거제 시민들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리센느 팬심 때문인지 맘이 아프네요”, “피해 복구도 야호하자. 거제 파이팅” 등의 반응이 달렸다.
‘거제 야호’ 밈이 재난 지역을 향한 응원의 언어로 재활용되는 양상이다. 팬덤이 지역 이슈와 연결되며 온라인 결속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이번 사례에서도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구 전망 — 일정·지원 규모 미확인
덕포해수욕장의 구체적인 복구 일정과 지원 규모는 이날 기준 확인되지 않았다. 하천 범람에 따른 자갈·토사 퇴적, 워터파크 시설 붕괴, 해변 퇴적물 처리 등 복구 과제가 남아 있다. 이번 강수 규모를 감안할 때 단기 원상 복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센느 홍보대사 위촉 이후 형성된 관광 기반이 이번 폭우 피해를 거쳐 어떻게 회복될지는 지역사회와 팬덤 모두의 관심사로 남아 있다.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