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까지 간 전당대회…’창조적 수평관계’ 선언의 의미
· 1차 과반 실패 후 결선투표…선호투표제 첫 적용
· 당청 ‘창조적 수평관계’ 선언·최고위원 5명 동시 확정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3회 정기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공식 선출했다. 김민석 의원(62·4선·서울 영등포을)이 최종 득표율 54.08%를 기록해 정청래 후보(45.92%)를 꺾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여당 대표로, 수락 연설에서 당청 관계를 ‘창조적 수평관계’로 직접 규정하며 지도부 운영 방향을 공개했다.
결선투표로 확정된 54.08%…선호투표제 첫 결선 적용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선호투표를 통한 결선투표로 이어졌다. 민주당이 도입한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를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모두 기재하는 방식이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득표자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나머지 후보에게 합산해 당선자를 결정한다. 이 선호투표제가 실제 결선투표로 이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결선을 거쳐 김 대표는 최종 54.08%를 확보했다. 정청래 후보는 45.92%에 머물렀으며, 두 후보 간 최종 격차는 약 8.16%포인트였다.
| 후보 | 최종 득표율 |
|---|---|
| 김민석 | 54.08% |
| 정청래 | 45.92% |
수락 연설 “당청, 창조적 수평관계”…당청 협력 방식 직접 규정
김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 연설에서 당청 관계의 성격을 자신의 언어로 정의했다. “당청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여당 대표가 청와대의 정치적 의중을 일방적으로 따르는 구도에서 벗어나 독립적 협력 파트너십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락 연설에서 당청 관계의 성격을 이처럼 명확하게 선언한 사례는 비교적 드문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다. 그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경선 경쟁자였던 정청래 후보와 송영길 의원에 대해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시겠다”며 통합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선 이후 당내 분열 우려를 의식하고 결집을 우선순위로 내세운 발언으로 풀이된다.
ABC 3대 목표…Affordability·Broad·Competence 제시
김 대표는 지도부 운영 방향으로 이른바 ‘ABC’를 내세웠다. “민주당을 바꾸겠다. ABC에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으며, 이때 ABC는 세 가지 영문 단어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 A — Affordability(생활 여력): 물가·주거 등 국민의 실질 생활 부담 완화를 정책 핵심에 두겠다는 방향
- B — Broad(확장): 당 외연을 넓혀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포용하는 정치 지향
- C — Competence(경쟁력): 정책 역량과 당 조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
이 세 목표의 구체적 실행 방안은 신임 지도부 체제가 완전히 구성된 이후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ffordability 항목은 최근 민생 부담을 둘러싼 여론과 직접 맞닿아 있어 향후 당정 협의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road 항목은 민주당이 어떤 계층과 세대를 새롭게 끌어안을 수 있는지와 연결되는 만큼, 당 지지 기반 확장 전략의 향방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최고위원 5명 확정 — 재선 1명·초선 4명 구성
이날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최민희(재선)·박선원(초선)·서미화(초선)·이성윤(초선)·한민수(초선) 의원이 순서대로 당선됐다. 5명 중 4명이 초선 의원으로, 중진 중심의 기존 지도부 구성과 결이 다르다. 새 지도부가 비교적 새 얼굴 비중이 높은 구성으로 짜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원내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선 의원들이 당정 협의와 국회 일정 등 실무를 어떻게 소화할지에 대한 관심도 있다.
이재명 정부 두 번째 여당 대표…호남 경선서 쌓은 우위가 발판
김민석 대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선출된 민주당 지도자다. 62세의 4선 중진 의원으로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를 오랫동안 지켜온 당내 원로급 인사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경선 초기부터 주요 후보로 부상한 배경에는 당내 오랜 정치 경력과 지역 기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 경선에서 57.54%를 득표해 누적 격차를 14%포인트까지 벌리며 선두 주자 지위를 굳혔다. 이후 전국 1차 투표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변수가 생겼으나 결선에서 최종 당권을 확보했다. 호남 경선에서 쌓은 우위가 전당대회 전체 흐름을 주도하는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당대회가 드러낸 당내 역학 — 결선이 남긴 숫자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이 맞이하는 두 번째 지도부 교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두 후보 사이에서 당내 지지 기반이 비교적 팽팽하게 나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결선에서 8%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확정됐지만, 1차 투표 결선행 자체는 경선 구도가 단순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는 시각이 있다.
당정 일체보다 당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이번 선거 과정에서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락 연설에서 당청 관계를 ‘창조적 수평관계’로 직접 선언한 것이 그 단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여당 대표가 당청 관계의 성격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공개 규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신임 지도부의 두 과제 — 당청 관계 구현과 내부 통합
새 지도부가 가장 먼저 직면할 과제는 ‘창조적 수평관계’라는 선언이 실제 정책 협의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다. 여당이 대통령·정부와 독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국정 운영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균형점을 어디에 설정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제·민생 분야에서 당이 독자적인 정책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얼마나 나타날지가 초반부터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과제는 당내 통합이다. 수락 연설에서 정청래·송영길 측을 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역할 분담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경선 이후 지지 기반 간 갈등이 얼마나 빠르게 봉합되느냐가 지도부 초반 안정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임 지도부가 정치 쟁점 대응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도 향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