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동 아파트 화재 모자 사망 — 부모 간병 위해 직장 포기한 30대 아들

아들 덕에 살았는데…가족 잃은 아버지가 꺼내놓은 한마디

· 서울 가양동 15층 영구임대아파트서 60대 어머니·30대 아들 화재로 사망
· 아들은 뇌병변 중증 장애 부모 간병 위해 직장 포기…기초수급 가정의 비극
· 화재 원인·추락 시점 미확인, 8월 14일 소방·경찰 합동감식 예정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에서 불이 나 6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이 숨졌다. 숨진 아들은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어머니와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수급 가정의 유일한 돌봄 제공자였던 이 아들의 죽음은, 가족이 간병을 도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층 아파트서 불…집기 전부 소실된 대형 화재

화재는 2026년 8월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 소재 영구임대아파트 15층에서 발생했다. 영구임대아파트는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이 가족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잡동사니를 보관해두던 방에서 시작됐으며,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집기를 모두 태워버릴 정도로 규모가 큰 화재였다.

화재로 이 아파트에 살던 6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이 숨졌다. 두 사람은 베란다에서 추락한 상태로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다. 추락 시점이 화재 발생 이전인지 이후인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들이 나가라 했다”…외출 권유 한마디가 아버지 목숨 갈랐다

사고 당시 집 안에 없었던 아버지는 화를 면했다. JTBC 취재진과 만난 아버지는 아들이 먼저 밖에 나가 전동휠체어를 충전하고 오라고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그 말에 따라 동사무소에서 서류를 발급받고 병원 용무를 마친 뒤 귀가했다가 참변 소식을 접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바깥에 나가서 충전하고 오라 그래서. 동사무소 가서 서류 떼고 병원 다니던 데 못 받아온 게 있어가지고”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보낸 그날의 외출이었지만, 집에 남겨진 어머니와 아들에게는 마지막이 됐다. 아들이 그날 아버지를 내보내지 않았다면 아버지 역시 사고를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뇌병변 장애 어머니, 휠체어 아버지…두 부모를 혼자 감당한 아들

숨진 어머니는 뇌병변 중증 장애인이었다. 뇌병변 장애는 뇌졸중·뇌성마비 등 뇌의 기질적 병변으로 인해 보행, 언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중증으로 분류될 경우 상시 돌봄이 요구된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어머니의 곁에서 돌봄을 담당해왔지만, 최근 본인의 건강도 악화되어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게 됐다. 두 부모 모두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웃 주민들은 아들이 부모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고 전했다. 아버지도 취재진에게 “도와줬으니까 이러고 몸 아파도 살죠. 여기도 지금 이래 가지고 아들이 소독해주고 그런 거야”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상처 소독까지 직접 맡아온 아들의 일상이 이 한마디에 담겨 있다.

“간병비 한 달 300만 원”…기초수급 가정이 내린 불가피한 결정

아버지는 아들이 직접 간병을 떠맡을 수밖에 없었던 경제적 배경을 설명했다. “간병하려면요, 간병비 한 달에 300만 원 넘게 줘야 돼요. 내가 못하니까 아들이 다 봐주고 그거 얼마나 힘들었겠어”라는 말이었다. 이 가족은 기초생활 수급비와 장애인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공공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등 제도적 지원이 존재하지만, 중증 장애와 노인성 질환이 겹치는 복합 돌봄 상황에서는 지원 시간이나 범위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복지 현장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이 가정에서 아들의 직업 포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유일한 현실적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버지는 “아들 덕에 살았는데”라고 했다. 아들은 월 300만 원이 넘는 간병 비용 대신 자신의 직업과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 헌신이 이번 화재로 끝을 맺었다.

사건 경위 타임라인

시점 내용
사고 당일 (외출 전) 아들이 아버지에게 전동휠체어 충전을 이유로 외출 권유
사고 당일 오후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15층 화재 발생 — 잡동사니 보관 방에서 시작
화재 전·후 (미확인) 60대 어머니·30대 아들, 베란다에서 추락 — 화단에서 발견
사고 당일 아버지, 동사무소·병원 용무 마치고 귀가 후 참변 소식 접해
1차 감식 결과 화재 원인 미확인, 추락 시점 미확인
8월 14일 (예정) 소방·경찰 합동감식 실시

화재 원인·추락 경위 모두 미확인…조사 지속

소방 당국의 1차 감식 결과,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잡동사니 보관 방에서 시작됐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발화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층 아파트라는 특성상 화재 발생 시 대피 경로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사고 경위와 함께 확인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어머니와 아들이 베란다에서 추락한 시점 역시 불분명하다. 두 사람이 화재를 피하려 베란다로 이동했는지, 또는 다른 경위가 있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경찰도 별도로 수사에 착수해 사고 경위를 확인 중이다.

8월 14일 합동감식…진상 규명 과제 남아

강서소방서와 경찰은 8월 14일 현장 합동감식을 실시해 화재 원인과 두 사람의 추락 경위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합동감식에서는 발화 지점 특정과 함께 화재 당시 두 사람의 행동 경위를 재구성하는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JTBC가 가족을 잃은 아버지를 단독 취재해 보도했으며, 화면은 강서소방서가 제공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른 추가 발표가 예상된다.

출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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