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무인기 격추 위기: 전날 문자 통보가 부른 방공 혼선

한 실무자의 보고 누락이 격추 준비까지 이어진 경위

· 미군, 훈련 전날 문자메시지로만 무인기 비행 계획 통보
· 1군단 실무자 보고 누락으로 방공태세 ‘두루미’ 발령까지
· 1군단장 직무배제, 최전방 실탄 미장착 논란과 함께 적용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 최전방에서 미군 무인기가 격추 일보 직전까지 간 사건의 경위가 3일 합동참모본부(합참) 전비태세검열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훈련 전날 문자메시지 한 통과, 이를 혼자 받아든 1군단 실무자의 보고 누락이 방공태세 발령과 격추 준비로 이어진 연쇄의 시작이었다.

훈련 전날 문자 한 통, 첨부 사진 공문에만 담긴 실제 고도

합참 관계자는 3일 기자들에게 전비태세검열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군 측이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전날인 지난달 29일 육군 1군단 실무자에게 무인기 비행 계획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접경지역 무인기 비행은 일정 기간 전에 비행계획 공문을 제출하고 사전 승인을 받는 절차를 따른다. 이번에는 훈련 하루 전날, 문자메시지라는 방식이 쓰였다.

내용도 완전하지 않았다. 합참에 따르면 문자 본문에는 사전에 승인받은 사격 고도만 언급됐고, 실제 비행 고도는 첨부한 공문 사진에만 표시돼 있었다. 두 수치는 달랐다. 문자 본문만 읽은 수신자가 실제 비행 고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실무자 “제한 없다” 회신, 보고는 생략했다

문자를 받은 1군단 실무자는 미군 측에 “크게 제한 사항이 없다”(문제가 없다는 의미)고 문자로 회신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 실무자는 미군과 문자로 소통해온 관행이 있었고, 이번 통보 내용도 통상적으로 이뤄지던 일정 고도 이하의 무인기 비행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실무자는 해당 내용을 상급자나 상급부대에 보고하거나 전파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실무자가 혼자만 알고 이를 보고하거나 전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군 무인기 비행 계획에 관한 정보는 실무자 한 명에게서 멈췄고, 이튿날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 상급 지휘부는 해당 비행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다.

더 높이 비행한 무인기, 방공레이더가 포착했다

지난달 30일, 미군 무인기는 1군단 실무자가 ‘통상적’이라고 판단했던 것보다 더 높은 고도로 비행했다. 이 무인기가 군 방공레이더에 포착됐다. 비행 계획을 전달받지 못한 군 당국은 레이더에 잡힌 비행체의 정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미확인 비행체로 판단했다.

군 당국은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고, 격추 준비까지 진행됐다고 합참은 확인했다. 두루미는 미확인 무인기를 탐지했을 때 가동하는 방공 대응 절차다. 실무자 선에서 정보가 막히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단계였다.

통보 창구도 처음부터 달랐다

이번 사태에는 통보 창구 자체의 오류도 함께 확인됐다.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 측은 이번 무인기 비행 계획을 공군작전사령부에 통보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1군단에 통보했다. 무인기가 특정 고도 이상 비행할 경우, 지상작전사령부인 1군단이 아닌 공군작전사령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절차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무인기의 비행 고도는 공군작전사령부 승인 사항에 해당했다. 미군이 처음부터 잘못된 창구로 통보를 보냈고, 1군단 실무자 선에서 내용이 멈추면서 올바른 기관에도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 통보 채널 오류와 보고 누락이 이중으로 작동한 셈이다.

항목 규정·원칙 이번 실제 상황
통보 시점 훈련 일정 기간 전 공문 제출·사전 승인 훈련 전날(7월 29일) 문자메시지
통보 기관 해당 고도 기준 공군작전사령부 육군 1군단 실무자
비행 고도 명시 공문 본문에 명확히 기재 첨부 사진 공문에만 표시
수신 후 처리 상급자 보고·부대 전파 실무자 선에서 종결, 미전파

관행이 된 문자 소통, 에스컬레이션은 없었다

합참은 이번 실무자가 미군과 문자로 소통해온 기존 관행을 사건의 배경으로 짚었다.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관행화돼 있었고, 실무자는 이번 통보도 그 연장선으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적인 저고도 비행이라는 자체 판단 아래 별도 보고 없이 회신으로 마무리했다.

그 판단이 틀렸다. 실제 비행 고도는 실무자의 예상 범위를 벗어났고, 상급자·상급부대가 이 내용을 인지했다면 다른 대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정보가 개인 차원에서 처리되고 조직 차원의 확인이나 에스컬레이션이 작동하지 않은 것을 합참 검열은 핵심 문제로 지목했다.

1군단장 직무배제, 두 가지 논란이 겹쳤다

국방부는 3일 한기성 육군 1군단장(중장)을 같은 날부로 직무배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인기 오인 사태와 함께, 1군단이 올해 상반기부터 최전방 일반전초(GOP)와 최전방소초(GP) 경계작전에서 K6 중기관총 등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고 근무해온 사실도 직무배제 배경이 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두 사안이 시기를 달리하며 중첩된 상황에서 내려진 조치다.

국방부는 “직무배제 기간 동안 육군교육사령관이 1군단장 직무를 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무대리 체제의 지속 기간은 추가 조사 결과와 군 내부 절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이 확인한 핵심은 하나다. 정보가 실무자 한 명에게서 멈췄고, 조직 차원의 보고·전파 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다. 통보 기관 오류·촉박한 시점·불완전한 내용 전달·보고 누락이 순서대로 맞물린 결과였다.

채널 명확화와 보고 의무 강화, 절차 정비 과제로

이번 사태는 세 층위의 오류가 연쇄적으로 작동한 결과로 정리된다. 미군 측의 통보 기관 선택 오류, 하루 전 문자라는 촉박하고 불완전한 통보 방식, 그리고 실무자의 보고 생략이다.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처리됐다면 격추 준비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검열 결과를 토대로 한미 간 무인기 비행 계획 통보 절차와 국내 전파 체계를 재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접경지역에서의 무인기 운용 빈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도별 통보 기관 명확화와 실무자 에스컬레이션 의무 강화가 즉각적인 제도 정비 과제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겨레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