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4424억 영업이익: 1000원 균일가로 이익 내는 구조

1000원짜리 팔면서 영업이익률 9.8%—다이소가 돈 버는 방식

· 아성다이소, 지난해 영업이익 4424억원·영업이익률 약 9.8% 기록
· 가격 먼저 확정 후 제품 사양을 역산하는 균일가 설계 방식
· 직매입·글로벌 소싱·자체 물류 허브가 원가 절감의 세 축

고물가·고환율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아성다이소의 매장에는 1000원짜리 생활용품과 3000원짜리 화장품, 5000원짜리 소형 가전이 쏟아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영업이익 442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약 9.8%에 달했다. 5000원 이하 균일가 제품만 취급하는 유통업체가 이 수준의 이익률을 낸다는 점은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다이소의 수익 구조는 단순히 싸게 파는 방식이 아니라, 가격을 먼저 확정하고 그에 맞게 제품을 설계하는 구조에서 출발한다.

균일가 정책의 핵심: 원가에서 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아성다이소는 500원·1000원·1500원·2000원·3000원·5000원의 균일가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유통업체가 원가에 마진을 더해 판매가를 결정하는 것과 달리, 다이소는 소비자가 수용할 가격을 먼저 정한 뒤 그 가격 안에서 제품의 크기·재질·용량·포장 방식을 역산해 설계한다.

이 방식의 차이는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존 브랜드의 본품을 할인 적용해 내놓는 것이 아니라, 다이소 가격 기준에 맞춘 전용 상품을 별도로 개발하는 구조다. 정샘물의 세컨드 브랜드 ‘줌 바이 정샘물’은 튜브·지퍼백 형태의 단순한 포장을 채택했고,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은 본품보다 작은 용량으로 출시됐다. 두 제품 모두 기존 라인을 할인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5000원 이하라는 가격 틀 안에서 처음부터 새로 설계된 라인이다. 이미 정해진 가격에 맞춰 제품 자체를 깎는 셈이다.

직매입과 글로벌 소싱: 중간 단계를 없앤 원가 구조

원가 절감의 첫 번째 축은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한 대규모 직매입이다. 다이소는 여러 도매상과 수입업체를 거치는 대신 국내외 제조업체와 직접 거래하고, 전국 매장에서 판매할 물량을 한꺼번에 주문해 개당 매입단가를 낮춘다. 이 구조에서 수천 개 매장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는 규모 자체가 협상력이 된다.

품목별로 생산 경쟁력이 높은 국가를 찾는 방식도 병행한다. 대나무 제품은 베트남, 스테인리스 제품은 인도, 도자기와 유리 제품은 튀르키예에서 조달한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품목마다 최적 생산지를 달리하는 방식이다. 다이소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상품을 소싱하는 전문 계열사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포장 간소화와 마케팅 비용 최소화도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TV 광고나 유명 모델 기용처럼 통상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다이소에서 3000원에 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소비자 구매 유인이 된다. 해외에서 들여온다고 마진이 반드시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제조사에서 매장까지 이어지는 단계를 줄이고 대량으로 사전 확보하면 개당 생산비와 운송비가 내려간다는 구조다.

자체 물류망: 부산신항 인접 거점의 역할

물류 인프라 역시 수익 구조에서 빠지지 않는 축이다. 다이소는 경기 용인의 남사허브센터와 부산허브센터를 자체 운영하고 있다. 부산허브센터는 부산신항과 인접해 수입 상품을 입항 즉시 전국 매장으로 배분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는다.

자동화 물류 시스템과 대량 보관 구조를 통해 배송 횟수와 재고 비용을 낮추고 상품 공급 기간도 단축했다. 현재 경기 양주에도 대규모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어 물류 거점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물류 거점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외부 3자 물류 업체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리드타임 변동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효과도 있다.

박리다매와 장바구니 효과: 낮은 단가를 상쇄하는 회전율

개별 상품의 단가가 낮더라도, 전국 1600여 개 매장에서 누적되는 판매량이 수익의 기반이 된다. 고객이 1000원짜리 제품 한 개를 사러 들어왔다가 계절용품·화장품·식품·수납용품을 함께 구매하게 되는 구조다. 개별 상품 가격은 낮지만 방문당 구매 상품 수와 매장 회전율이 높게 유지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이소에서 얼마’라는 가격 예측 가능성이 방문 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형마트나 전문점처럼 카테고리 탐색에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는 단순한 가격 체계가 재방문을 유도하는 구조다. 결국 낮은 단가는 1인당 구매 수량과 반복 방문으로 상쇄된다.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4조5363억원(전년 대비 +14.3%), 영업이익은 4424억원(+19.2%)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9.8%로 5000원 이하 제품 중심 유통업체로서는 높은 수준이다.

2년 연속 실적 성장: 수치로 본 수익 구조

아성다이소의 최근 2년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항목 2024년 2025년(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4조5363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 4424억원
영업이익률 약 9.4% 약 9.8%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 +14.3%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 +19.2%

지난해 급여·임차료·운반비 등이 포함된 판매관리비는 1조2968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매장 수와 물동량 확대에 따라 비용도 함께 커진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비용을 억제한 결과가 아니라, 매출 성장 속도가 비용 증가를 앞서고 대량 매입·물류 효율화로 상품 원가율을 낮춘 구조가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균일가 모델의 지속 조건: 원가 압박 흡수 방식

고물가·고환율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균일가 정책을 유지하려면 원가 변동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핵심 변수다.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재료비나 운송비 상승 충격은 제품 사양 조정이나 소싱 지역 변경으로 흡수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 구조가 지속되려면 소싱 다변화와 물류 자동화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경기 양주에 추가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원가 압박이 어느 수준까지 흡수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한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변수로 남아 있다. 규모의 경제와 물류 효율화의 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향후 이익률 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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