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갑상선암, 목 이물감 방치하다 발견 늦는 이유

목이 불편한 남성이 암을 키우는 이유, 구조에 답 있다

· 갑상선암 전체 환자의 80%는 여성이지만 남성의 예후가 더 나쁘다
· 목소리 변화·삼킴 불편감이 남성 갑상선암의 조기 경고 신호
· 경구 로봇 수술(TORT)로 목 흉터 없이 갑상선 절제 가능

갑상선암은 전체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다. 이 수치 때문에 남성들은 자신을 저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동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병원장(이비인후과 교수)은 최근 칼럼을 통해 “남성의 갑상선암은 여성보다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목 이물감이나 목소리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뒤늦게 진단받는 남성 환자가 그 배경에 있다.

갑상선은 어디에 있고, 왜 발견이 늦을까

갑상선은 목 앞쪽, 기도 바로 앞에 자리한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체온 유지·성장 발달·에너지 대사 같은 신체 기본 기능을 조절한다. 이 기관에 암이 생겨도 초기에는 특별한 통증이 없다. 목소리의 미묘한 변화나 음식을 삼킬 때 느껴지는 약한 불편감 정도가 신호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이 병원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는 종양이 커져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호흡곤란이 나타난 뒤에야 비로소 병을 의심한다. 증상의 모호함 자체가 조기 발견을 가로막는 첫 번째 장벽이다.

남성 특유의 해부 구조, 5cm까지 암이 숨는다

남성에게는 해부학적 요인이 추가된다. 이 병원장은 “남성은 여성보다 갑상연골이 크고 근육층이 두꺼워, 암이 5㎝ 이상 커지지 않으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경우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목 앞쪽 이상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반면, 남성은 같은 크기의 종양이라도 외부에서 감지하기 어렵다.

인식의 문제도 뒤따른다. 이 병원장은 진료실에서 “목이 불편한데 큰 문제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는 남성 환자를 자주 본다고 전했다. ‘갑상선암은 여성 질환’이라는 통념이 자가 점검이나 조기 검진 자체를 차단하는 셈이다.

놓치면 안 될 조기 경고 신호 네 가지

갑상선은 성대와 인접해 있어 종양이 성장하면 목소리가 쉬거나 잠기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뭔가 걸리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역류성 식도염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병원장은 다음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검진을 적극 권고했다.

  • 목소리 변화가 수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 삼킴 불편감 또는 목 이물감이 반복되는 경우
  • 가족 중 갑상선암 병력이 있는 경우
  • 어릴 적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진행된 채 발견되면 전이·재발 위험 높아진다

이 병원장은 “남성 갑상선암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므로 여성보다 전이 가능성이 높고, 재발 위험도 크다”고 밝혔다. 진행된 갑상선암은 림프절이나 주변 조직으로 이미 퍼진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치료 기간과 부담이 함께 늘어난다.

이 병원장은 정기검진을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예방책”으로 규정했다. ‘나는 아니겠지’라는 무심함이 병을 키운다는 경고다.

대사증후군, 갑상선암 위험 최대 58% 높여

이 병원장은 정기검진 외에 대사증후군 관리를 또 다른 예방 축으로 제시했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갑상선암 위험이 최대 58% 높다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고혈압·고혈당·이상지질혈증 가운데 복수의 요인이 겹친 상태로, 중년 남성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된다.

이에 따라 갑상선암 예방에는 검진 일정 관리와 함께 대사증후군 위험 인자에 대한 생활 습관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술 패러다임의 변화: 흉터 없는 경구 로봇 수술(TORT)

갑상선암 치료에서 수술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목 앞쪽을 5㎝ 이상 절개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이 표준이었다. 외부 흉터와 통증, 성대 신경 손상 등의 부담이 뒤따랐다.

이 병원장에 따르면 최근 주목받는 방식은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TORT·Transoral Robotic Thyroidectomy)이다. 입술과 치아 사이로 로봇팔을 삽입해 갑상선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목 바깥에 절개 흔적이 남지 않는다.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 부위를 10~30배까지 확대해 후두신경이나 부갑상선 같은 중요 조직을 보존하면서 암을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 목을 절개하지 않아 일상으로의 복귀도 빠르다고 이 병원장은 설명했다.

항목 기존 절개 수술 경구 로봇 수술(TORT)
절개 위치 목 앞쪽 피부 (5㎝ 이상) 입술·치아 사이 (구강 내)
외부 흉터 목 앞쪽 흉터 남음 목 바깥 흉터 없음
수술 시야 육안 수준 10~30배 확대 (로봇 광학)
일상 복귀 상대적으로 느림 비교적 빠름
갑상선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다. 남성은 해부학적 특성과 인식의 차이로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전이·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목소리 변화나 삼킴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권고된다.

조기 발견이 관건, 완치율 95%는 검진이 만든다

갑상선암은 조기 진단 시 완치율이 95% 이상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암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증상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검진을 미루면 병이 진행돼 치료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이 병원장은 “남성 역시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정기검진과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목소리 변화, 삼킴 불편감, 가족력, 어릴 적 방사선 치료 경험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중년 남성이라면 갑상선 검진을 정기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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